내일 또 얘기해 줄게, 잊어도 괜찮아. 보는 내내 보는 이를 몰입시켜 막막함과 안타까움 등 많은 감정을 느끼게 해 주는 영화. 2022년에 개봉되었다는 것도 뒤늦게 알았고 영화 홍보가 적었던 건지 개봉했는지도 모르는 채로 정말 우연한 기회에 보게 되었는데 막을 새도 없이 눈물 흘리게 만든 영화 <카시오페아>에 대해 리뷰해보도록 한다.
내일 또 얘기해 줄게, 영화 <카시오페아>
2022년 06월 01일 개봉한 영화 <카시오페아>는 다음평점 기준 10점 만점에 8.1점을 기록하고 있는 12세 이상관람가 영화이다. 영화 러닝타임은 101분이고, 2022년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국제비평가연맹 한국본부상을 수상하였다. 감독에는 신연식, 주연에는 안성기, 서현진, 주예림 배우가 배역을 맡아 극을 무게감 있게 이끌어나간다. 알츠하이머를 소재로 사용하는 작품들은 많지만 그럼에도 카시오페아가 특별한 이유는 나이가 많은 사람들의 알츠하이머가 아닌 요즘 증가하고 있다는 젊은 나이의 알츠하이머를 다뤘기에 더 막막함이 부가되는 것 같다. 또한 이 알츠하이머에 걸린 딸을 돌보는 사람이 아버지라는 점도 딸을 돌보는 그 과정에서 어쩔 수 없는 상황들과 느껴지는 무력감도 보는 사람들에게 많은 생각을 들게 한다. 딸을 돌보는 아버지의 부성애와, 잃어가는 기억 속에서 자신의 딸을 보호하고 싶어 하는 알츠하이머에 걸린 딸이자 어머니의 모성애, 그리고 그런 어머니를 사랑하고 이해하는 딸. 이들의 연기는 정말 극을 몰입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줄거리
실력 있는 대형 로펌 변호사 수진(서현진)은 홀로 딸을 키우고 있는 엄마이다. 대형 로펌의 변호사인만큼 일정이 너무 바빠 딸을 주로 다른 사람에게 맡기게 되고, 그래도 자신의 딸을 최대한으로 돌보기 위해 조금이라도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은 자르고 다시 고용하는 걸 반복하기도 한다. 교육열도 강하고 열성적이라 딸에게는 참 엄격한 엄마였다. 그런 딸은 곧 수진의 전남편이 있는 미국으로 유학을 갈 준비를 하고 있었고, 남은 시간 동안 딸과 시간을 보내려고 하지만 일정이 워낙 빡빡해 시간 내기가 힘들었다. 그동안 딸을 돌봐주는 사람 대신 자신의 아빠인 인우(안성기)가 딸 지나(주예림)을 돌보게 된다. 그렇게 셋이 함께 살던 중 지나가 유학을 가던 날, 회사에서 부탁한 일로 지나를 아버지에게 맡기고 회사에 돌아갔다 오는 중 수진이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는데, 사고 후 검사를 통해 찾은 병원에서 수진이 알츠하이머라는 진단을 받게 된다. 수진이 종종 건망증 증세를 보이긴 했지만, 과로로 인한 것이라고 넘겼었는데 알고 보니 알츠하이머 증상이었고, 심지어는 그 알츠하이머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말에 좌절하게 된다. 좌절한 수진 곁에서 수진을 위로하고 토닥이는 아버지 인우. 인우는 자신이 수진을 돌보기로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수진은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지도 못하고, 기억을 잃는 간격이 짧아졌으며, 기억은 점점 사라져 가는 도중에도 자신의 딸은 자신의 상황을 알지 못하게 해 달라며 오열하기도 한다. 이를 옆에서 다 지켜보고 보살펴주는 인우는 수진을 최대한 맞춰주며 수진의 병을 늦추기 위해 노력하고, 정성으로 보살핀다. 이 가족의 이후 이야기는 어떻게 진행될까.
후기
소재 자체가 울 수밖에 없는 소재라는 것을 알고 절대 울지 않으려 다짐했건만, 다짐이 무색하게 펑펑 울게 만든 영화 <카시오페아>는 극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영화라는 이유로 갑작스럽고 억지스러운 전개를 펼치지도 않는다. 그렇지만 오히려 정말 현실적이고, 또 현실적이라 더 몰입하게 되고 감동을 주면서 그만큼 또 슬프게 만든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그냥 죽는 게 아닌 내가 내 소중한 기억들을 기억할 수 없다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슬플지, 시간이 지날수록 사라지는 기억과 미래에는 결국 남는 기억이 없어져서 내가 나를 기억하지도 못할 것 같다는 막막함이 이 영화를 보는 내내 함께하는데, 그렇다고 사람의 힘으로 해결할 수도 없다는 것을 알기에 무력한 상황을 깨닫고 더욱더 슬퍼지게 만든다. 그 옆에서 담담하게 느껴지지만 담담한 게 맞을까 싶은 가족들의 보살핌은 또 한 번 감동과 벅참을 준다. 정말 현실적이고, 그 속에서 보여지는 가족의 사랑과 애정이 너무 잘 담겨서 다시 글을 쓰면서도 대사를 읽고 또 눈물짓게 만드는 영화였다. 마지막에 딸 지나가 엄마 수진에게 해주는 말이 있는데, 참 예쁘고 슬프다. 이 글을 읽으신 모든 분들이 꼭 한번 이 영화를 보고 함께 공감해 주고, 영화를 보고 느낀 감동을 함께 느껴주셨으면 좋겠다. 영화 <카시오페아>는 현재 상영 중이라고 적혀있긴 한데, 상영하는 곳은 거의 없는 것 같다. 대신 티빙과 시리즈온, 웨이브에서 시청할 수 있고 IPTV도 서비스되고 있으니 감동적인 웰메이드 영화를 보고 싶으신 분들은 시청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정말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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